[여랑야랑]거부하기 힘든 유혹?…‘선거법 덫’에 빠진 민주당

2020-03-10 60



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들 거냐 말거냐를 두고 고심이 깊은 것 같은데,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요? 그 유혹이 뭔가요?

비례정당을 만들었을 때 얻게 될 이득이 바로 거부하기 힘든 유혹인데요, 먼저 반대로 비례정당을 안 만들면 어떤 손해를 보는지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영상: 이근형 /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 상태로 만약 선거를 치른다 그러면 민주당이 얻을 수 있는 최대 의석수가 137석 정도 될 거 같고요.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합해서 145~147석 그 정도로 예상됩니다. 

Q. 지금 선거를 치르면 민주당이 진다는 건데, 엄살입니까? 아니면 진짜입니까?

오늘 비례정당을 만들지를 두고 민주당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선 좀더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됐습니다. 저희가 그래픽으로 준비했는데요,

먼저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이 모두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을 만들면 결과는 비례연합정당이 미래한국당보다 의석을 더 많이 차지합니다.

반면 비례연합정당을 포기하면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로만 26석을 얻어서 단독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Q. 그런데 전망 중에 정의당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 이미 선언을 했잖아요.

맞습니다. 그럼 정의당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만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의 성적표는 어떨까요? 그 수치도 제시했는데,

사실상 민주당 위성 정당이 되는 거죠. 보시는 것처럼 정의당이 없어도 미래한국당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한다는 게 민주당의 결론입니다.

Q. 분위기를 보면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 결론대로라면 정의당이 참여하든, 참여하지 않든 무조건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거죠. 문제는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습니다.

[영상: 김두관 /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워낙 진영 논리가 첨예하기 때문에 중도의 표심이 참 중요한데, 저희들 원칙을 좀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그런 위기감이 듭니다. 

앞서 보신 결과는 어디까지나 비례연합정당이 미래한국당보다 더 많이 득표한다는 게 전제돼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중도표심이 돌아서면 명분도, 실리도 잃게 되겠죠.

조응천 의원은 "원칙 없는 승리를 꾀하다가 오히려 원칙 없는 패배로 귀결될 수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꼼수를 비난하다가 꼼수를 쓰면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겠느냐"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Q. 의외로 반대하는 의견도 많네요. 그런데 궁금한 게 손혜원 의원이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이미 비례정당을 만들었잖아요. 열린민주당인가요. 민주당 비례정당을 표방해왔는데, 민주당이 따로 비례정당을 만들면 서로 경쟁 관계가 되는 겁니까?

자칫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 이런 걱정이 됐는지 손혜원 의원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영상: 손혜원 / 무소속 의원]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을 돕자고 만든 거죠. 민주당이라는 이름 앞에 '열린'을 만든 거죠. 

결국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면 열린민주당도 거기에 합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오늘부터 공천 심사에 들어갔죠. 꽤 많이 신청을 했다면서요?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어제까지 비례대표 신청을 받았는데 신청자만 539명으로 민주당보다 무려 4배나 많습니다.

Q. 경쟁이 치열할 것 같은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전했던 유영하 변호사도 신청을 했지요?

네. 지난주에 옥중서신을 공개하고 나서 곧바로 공천 신청을 했는데,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특정계파 인물은 공천에서 배제할 수 있다" 이렇게 밝혀서 유 변호사의 공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영상: 공병호 /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지원자의 부적격) 조건을 보시게 되면 국론이라는 부분도 있고 계파라는 부분도 아마 나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면접 심사는 원하는 대로 그렇게 우리들이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선거법 개정을 앞두고 각종 꼼수가 판칠 거다, 이런 전망이 많았습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질 않나' 이렇게 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